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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심리학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더 잘 보이는 이유는? 확증편향 알아보기

by 오기로운 2026. 9. 6.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다 보면 묘한 일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좋다고 생각한 상태에서 후기를 찾아보면 좋은 평가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별로라고 생각했던 제품은 단점이 적힌 후기 몇 개만 봐도 “역시 그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같은 화면에 여러 의견이 섞여 있는데도 내가 원래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가는 것입니다.

 

사람과 대화할 때도 비슷합니다. 한번 ‘이 사람은 이런 성격이야’라는 생각이 생기고 나면 그 생각과 잘 맞는 행동은 금방 기억합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행동은 의외로 쉽게 지나쳐버리기도 합니다.

 

저도 어떤 정보를 찾아보다가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검색하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정보를 알아보려고 검색을 시작했는데, 사실은 내 생각이 맞다는 근거를 찾고 있었던 셈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와 관련된 경향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릅니다.

 

확증편향은 쉽게 말해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주목하거나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에는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뜻합니다.

 

왜 우리는 정보를 공평하게 바라보는 대신 나와 맞는 정보에 더 쉽게 끌리는 걸까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더 잘 보이는 이유는? 확증편향 알아보기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더 잘 보이는 이유는? 확증편향 알아보기

 

 

확증편향은 어떤 심리 현상일까?

사람은 매일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접합니다.

 

그 모든 정보를 같은 비중으로 살펴보고 하나씩 검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관심 있는 것 등을 중심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아침에 집중이 잘된 날에는 “역시 나는 아침형이야”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아침에 집중하지 못한 날은 ‘어제 늦게 자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녁에 공부가 잘된 날이 있었더라도 그 경험을 특별히 중요하게 기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 가지고 있던 생각은 점점 더 확실해 보입니다.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계속 쌓이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맞지 않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자신과 비슷한 의견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이상한 행동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누구나 기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이해합니다.

 

확증편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이미 가진 생각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검색을 많이 했는데도 생각이 더 확고해지는 이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우리는 검색부터 합니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 처음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검색하는 방법에 따라서는 오히려 원래 생각이 더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검색어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검색창에 ‘○○ 효과 좋은 이유’를 입력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효과를 설명하는 결과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반대로 ‘○○ 효과 없는 이유’를 검색한다면 이번에는 부정적인 내용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같은 주제를 검색하면서도 질문을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처음부터 찾아보는 정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후기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사고 싶은 물건이라면 좋은 후기를 읽으며 구매 이유를 하나씩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좋지 않은 후기가 나오면

 

‘이 사람만 운이 나빴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기 싫은 물건이라면 작은 단점 하나가 결정을 굳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보를 많이 찾는 것만큼이나 반대 방향의 정보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인상도 확증편향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해 빠르게 인상을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말투가 조용하면 차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활발하게 이야기하면 사교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첫 판단을 내린 뒤입니다.

 

‘저 사람은 무뚝뚝한 편이야’라는 인상이 생긴 상태에서 상대가 짧게 대답하면 기존 생각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봐, 역시 무뚝뚝하잖아.”

 

그런데 다른 날 그 사람이 친절하게 행동했다면 어떨까요?

 

그 행동을 보고 처음의 판단을 수정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오늘 기분이 좋은가 보네’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에 대한 첫인상과 판단에는 여러 심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누군가에 대한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 현상을 전부 확증편향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미 만들어진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과 맞는 행동을 내가 유독 잘 발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는 있습니다.

 

사람을 바라볼 때뿐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나는 원래 이런 걸 못해’라고 생각하면 실패한 순간은 오래 기억하면서 잘했던 순간은 우연이었다고 넘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는 이것을 잘한다’고 믿는 경우에도 자신에게 유리한 경험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 결론을 너무 단단하게 만들어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증편향에서 조금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확증편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객관적인 사람이니까 그런 편향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대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먼저 ‘내 생각과 반대되는 근거는 무엇일까?’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좋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면 좋은 후기만 읽지 않고 반복해서 언급되는 단점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그 주장을 지지하는 글뿐 아니라 반대되는 자료에서는 어떤 근거를 제시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검색어 자체를 바꿔보는 것도 꽤 간단한 방법입니다.

 

‘○○가 좋은 이유’를 검색했다면 ‘○○의 단점’이나 ‘○○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처럼 반대 방향에서도 검색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가 기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틀렸다고 판단하기보다 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출처가 다른지, 조사 대상이나 조건이 다른지, 단순한 개인 경험인지 등을 확인하면 처음보다 판단할 자료가 많아집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정보가 많아졌다고 해서 자동으로 판단이 더 정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정보를 클릭하고, 어떤 문장을 기억하고, 무엇을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지에도 이미 가지고 있던 생각이 끼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뭔가를 알아볼 때 마음속으로 이미 답을 정해놓고 검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하는 답을 발견하면 검색을 끝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그래서 중요한 문제일수록 ‘내 생각이 맞다는 자료를 충분히 찾았나?’보다 한 가지를 더 물어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혹시 내가 틀렸다면 어떤 정보가 보여야 할까?”

 

그 질문 하나로 모든 편향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지는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을 안다는 것은 모든 판단을 의심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 생각 역시 언제든 새로운 정보를 만나 수정될 수 있도록 조금의 빈자리를 남겨두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