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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심리학

광고나 뉴스는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은 쉽게 영향을 받을 것 같은 이유는? 제3자 효과 알아보기

by 오기로운 2026. 9. 29.

나는 광고에 잘 안 넘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인터넷을 보다 보면 광고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제품을 사용한 사람이 아주 만족했다는 영상도 있고,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큰 혜택을 놓칠 것처럼 느껴지는 광고도 있습니다.

 

그런 광고를 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저런 광고를 보고 바로 사지는 않는데.’

 

그러다가 댓글이나 구매 후기를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걸 보고 사는 사람은 꽤 많겠지?’

 

뉴스나 온라인 게시물을 볼 때도 비슷합니다.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보면 나는 제목만 보고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걸 보고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겠네.’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재미있습니다.

 

똑같은 광고와 똑같은 정보를 보고 있는데 나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고, 다른 사람은 나보다 쉽게 영향을 받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로 사람마다 광고나 미디어에 영향을 받는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도 다르고 알고 있는 정보도 다르며 경험 역시 다릅니다.

 

그런데 이런 실제 차이와 별개로 사람들은 미디어의 영향을 판단할 때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심리학과 미디어 연구에서는 제3자 효과(Third-Person Effect)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다른 사람은 광고에 잘 속는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은 같은 메시지의 영향력을 평가하면서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서로 다르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광고를 보면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제3자 효과를 표현한 모습
같은 광고를 보면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제3자 효과를 표현한 모습

 

 

같은 광고를 보면서도 나는 덜 영향을 받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제3자 효과라는 개념은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W. 필립스 데이비슨(W. Phillips Davison)이 1980년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설득적인 메시지의 영향을 평가할 때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에 주목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을 매우 과장해서 소개하는 광고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광고를 본 나는,
‘저건 광고니까 당연히 좋은 점만 보여주는 거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래도 저걸 그대로 믿고 사는 사람은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와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의 차이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내가 광고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광고를 의심했다는 것도 알고 있고, 바로 구매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광고를 보면서 실제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해서는,

 

‘나는 이런 메시지를 어느 정도 걸러서 볼 수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판단 능력을 충분히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내가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메시지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과장 광고나 자극적인 정보, 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보면,
‘나는 저런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정말 나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광고를 보고 바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브랜드 이름이 익숙해졌을 수도 있고, 나중에 비슷한 제품을 비교할 때 그 상품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뉴스 역시 내용을 그대로 믿지 않았더라도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게 하거나 특정 문제를 중요하게 느끼게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영향은 반드시,
‘광고를 보고 바로 샀다.’처럼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영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과 실제로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내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제3자 효과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생각의 차이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메시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그 예상 때문에 또 다른 행동이나 판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극적인 정보가 널리 퍼지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나는 그 정보를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저걸 사실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는데?’라고 생각하면 해당 정보가 퍼지는 것을 더 강하게 걱정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내용은 사람들이 보면 안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즉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전에 ‘다른 사람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는 예상 자체가 내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광고에서도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안 믿지만 다른 사람들은 속을 수 있잖아.’라는 이유로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규제가 필요한 광고도 있고 잘못된 정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제3자 효과라는 개념은 그런 규제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 영향이 우리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19호에서 알아본 동조 현상과의 차이도 보입니다.

 

동조 현상은 실제 또는 인식된 집단의 의견이나 행동에 맞춰 자신의 판단이나 행동을 바꾸는 과정에 초점이 있습니다.

 

반면 제3자 효과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저 메시지의 영향을 나보다 더 많이 받을 것이다.’라는 영향력에 대한 예상의 차이가 중심입니다.

 

41호에서 알아본 다원적 무지와도 다릅니다.


다원적 무지는 다른 사람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을 보고 집단의 실제 생각을 잘못 추측하는 상황을 다뤘습니다.

 

제3자 효과는 다른 사람의 현재 생각을 추측하는 것보다 특정 메시지가 그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지를 예상하는 과정에 초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도 영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기

제3자 효과를 알아보면서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생각은,

 

‘그러면 내가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보는 건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누군가를 무시한다는 의미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자세히 알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만큼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여러 이유와 판단 과정을 적용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행동은 비교적 단순하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개념을 일상에서 활용한다면 다른 사람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를 판단하기 전에 나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를 봤을 때,
‘나는 광고에 안 넘어가.’라고 끝내기보다,


‘이 광고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것은 뭐지?’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문구나 이미지가 기억에 남았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반복해서 접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계속 보다 보니 어느 순간 익숙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3호에서 알아본 단순 노출 효과처럼 반복적인 접촉 자체가 친숙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저 사람들은 저걸 그대로 믿겠지.’라고 너무 쉽게 결론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나처럼 다른 사람도 광고를 의심할 수 있고, 정보를 따로 찾아볼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광고에 영향을 받아 물건을 샀다고 쉽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산 물건에 대해서는,

 

‘나는 필요해서 산 거야.’

 

‘비교해보고 골랐어.’

 

라고 여러 이유를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물론 정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선택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사람의 선택은 외부 영향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다음에 광고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면서,
‘나는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은 영향을 받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봐도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는 정말 아무 영향도 없었을까?’

 

바로 믿거나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기억에 남았는지, 관심이 생겼는지, 이후 판단의 기준이 달라졌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나와 비슷한 판단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제3자 효과는 누가 더 현명하고 누가 더 쉽게 영향을 받는지를 가르는 개념이라기보다 우리가 미디어의 영향력을 자신과 타인에게 서로 다르게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개념을 알고 나면 광고나 뉴스의 내용뿐 아니라,

 

‘나는 이 정보의 영향을 누구에게 더 크게 예상하고 있지?’라는 자신의 판단까지 한번 바라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은 덜 영향을 받고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영향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